"이자카야 알바생마저 사라질 판" 아우성…日 '충격 전망'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입력 2023-11-09 07:02   수정 2023-11-09 07:42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①에서 계속
지금 일본에서는 '인구 감소의 역습'인 인력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30년이면 일본 전역에서 버스 운전기사가 3만6000명 부족할 전망이다. 2022년 건설업 종사자는 479만명으로 25년새 30% 이상 줄었다.

대중교통과 건설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광·레저·외식업의 인력난은 더 심각하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을 이탈해 버린 탓이다.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레저·외식업종이 가장 먼저 인력을 줄이는 것을 경험한 해당 업종의 근로자들이 다른 업종으로 옮겨간 결과다. 이자카야마다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인 이유다.



시장 조사회사 데이코쿠데이터뱅크의 7월 조사에서 1만1265개 기업 가운데 '정규직 인력이 부족하다'는 비율은 51.5%로 2018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53.9%)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비정규직 인력이 부족하다'는 응답률 역시 30.5%로 2018년 12월 최고 기록(3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정규직 근로자를 구하는 기업 가운데 정보 서비스업의 74.0%, 료칸·호텔업의 72.6%가 인력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의 83.5%, 료칸·호텔업의 68.1%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못 구해서 애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부족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폐업하는 기업의 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1~6월 '인력난 도산'은 1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배 늘었다. 2022년 전체 인력난 도산 건수인 140건을 넘어설게 확실시 된다. 지난해의 경우 건설(34건)과 운수(20건) 두 업종이 전체 도산의 40%를 차지했다. 특히 운수업종 인력난 도산은 1년새 두 배 늘었다.

2019년 상반기 일본의 노동 수요는 공급을 138만명 웃돌았다. 일손이 138만명 부족하다는 뜻이다. 10년새 4.6배 늘어난 수치다. 더 무서운 건 인력난이 더 가파른 속도로 확산한다는 점이다.



파솔종합연구소와 주오대가 공동 발표한 '노동시장 미래통계'에 따르면 2030년 일본에서는 644만명의 인력이 부족할 전망이다. 제조업에서는 38만명, 의료·복지 분야와 서비스업은 각각 187만명과 400만명의 일손이 모자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인재정보 기업인 리크루트에 따르면 2040년에는 부족한 인력이 1100만명으로 급증한다. 건설업종의 인력은 22%, 보건·의료 전문직 인력은 17.5% 부족할 전망이다.



고령화가 진전되면 간병 인력난도 심각해 진다. 2023년 4월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발표한 장례인구추계에 따르면 일본의 인구는 2056년 인구 1억명선을 밑돌 전망이다. 33년 후 일본의 인구는 1966년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2020년 28.6%인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70년 38.7%까지 오른다.



후생노동성은 일본의 고령인구가 가장 많아지는 2040년대 69만명의 간병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간병인력을 2019년(211만명)보다 30% 더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경제산업성은 또 2030년 일본의 디지털 인재가 113만명으로 늘어나지만 여전히 최대 79만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는 전체 노동력에서 부족한 인력의 비율이 약 3%다. 업무를 효율화하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2030년에는 부족률이 10%를 넘는다. 서비스업은 20%를 넘을 전망이다. '남은 사람들이 더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는 지탱이 안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충격적인 미래가 기다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제 때 보수가 안된 도로는 구멍 투성이가 돼 이동시간을 늘어나게 만들고, 병원 앞에는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들의 행렬이 늘어설 것이라는 것이다.

제조업체 근로자는 업무시간에는 납기일을 맞추느라 허덕대고, 퇴근 후 목을 축이러 들어간 이자카야에서는 종업원이 없어서 생맥주 한 잔 주문하는데도 애를 먹을 수 있다.

노인들은 제대로 간병을 받지 못한 채 쓸쓸히 세상을 떠나가는데, 기업은 IT 인재 부족으로 아날로그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미래가 머지 않았다는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③으로 이어집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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